2006년 6월 22일

어학연수로 일본에 다시 방문하게 되었다.
무려 3년 반 동안 일본회사에 다녔었지만, 일본어 공부를 소홀히 한 것에 대한 보상심리로 어학교에 입학하고 싶어 했었다. 아침 9시부터 반편성을 위한 필기와 회화 테스트를 치루었다. 한국어도 제대로 구사하기 힘든 나에게 일본어는 영어보다 더욱 생소한 외국어일뿐이다. 영어를 10년을 넘게 공부하고 회사 업무상 꾸준히 사용했지만(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다 하는 교육과정이지만), 모국어인 한국어보다는 당연히 그 사용이 부자연스럽다. 말을 하기전에 생각의 회로를 하나 더 붙인다고 보면, 입으로의 출력은 늦을 수 밖에 없다.

보통 사람의 머리에 모국어와 제2의 언어가 차지하는 비율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배우기 쉽다고 하는 일본어는 나에게 쉽지가 않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배움에 투자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난다는 것을 요즘 몸소 느끼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어릴적 신문을 구독하시는 아버지 곁에서 한자 두자 배웠던 한자가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또 다른 장벽이 되기도 한다. 한국에서 사용하는 한자는 번자체로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그대로 사용하는 글자가 드물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음과 훈으로 나누어서 발음하기에 둔한 머리를 혼돈의 바다에 허우적거리게 하고 있다.

그러나, 배움이란 새로운 세계에 대한 무한한 호기심을 동반한다. 영어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 어학연수를 떠나게 되었고 조금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알게 되었던 새로운 세계란 이루말할 수 없는 기쁨이었다.
직업이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로서의 두 세 단계를 이상의 발전을 영어를 통해서 했으니, 예전엔 알지 못했던 그 방대한 자료에 세상이 내 것이 되었다고 생각했었다.

이번이 두번째 어학 연수가 되겠다. 적은 나이가 아닌 이 시점에서, 결혼의 시점이 점점 밀리고 있는 이 시점에서, 그리고 나이 지긋하신 부모님을 두고 혼자서 이런 이기적인 행위에 정당성을 만들기 위해 자기 합리화를 얼마나 했던가.

더 늦은 나이가 되기 전에 나의 세상을 얼마나 더 넓힐 수 있을지 궁금하다.

by 소리바람 | 2006/06/23 01:01 | 오늘은 무엇을...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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